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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일생
저자 김치동
도서정가 15000원
페이지수 205페이지
초판발행일 2018년 9월 15일
삶의 진실을 드러내는 소시민의 시

대한민국의 굴곡을 겪어낸 이 땅의 남자들의 시
 
남자의 일생 소개

삶의 진실을 드러내는 소시민의 시

대한민국의 굴곡을 겪어낸 이 땅의 남자들의 시

 

2017년 대한민국의 무역 흑자는 851억 달러, 세계 5. 흔히들 도움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되었다고 한다. 너무도 달라진 모습에 가끔은 사라져가는 우리의 과거가 아예 가물가물해지기도 할 지경이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었으니, 지금으로부터 71년 전의 한국에 무역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있기나 했을지 의문이다. 아마도 아무것도 없는 이 땅에는 갯벌처럼 운명의 발목을 잡는 지독한 가난의 기억으로 점철된 유년을 보내게 될 해방둥이들의 울음소리들만 가득했으리라 상상되지만.

 

이 시집의 첫 장을 열면 바로 그 울음소리부터 듣게 된다. 그리고 대한민국 수립 이후 가난밖에 없던 시절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풍파를 온몸으로 겪어낸 이 땅의 남자가 헤쳐 온 삶의 뒷모습이 나타난다. 서울은 만원이라던 시절에 보따리 하나씩 들고 너도나도 꿈을 찾아 도시로 향하던 궁색한 낭만도 더러 엿보이고, 검정고시로 피어오른 청운의 꿈도 제법 야무졌다. 돌부리에 채여 자빠지듯 눈물 섞인 억울한 좌절도 안타깝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 세상 풍파를 감당해내며 속으로 되삼켰을 남자의 울음소리도 들린다. 그리고 이제 먼 뒤안길을 돌고 돌아 창조주께 귀의한 고요한 내면의 침묵.

 

시는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거짓 없는 언어라고 한다. 물론 더러는 고상한 언어로 출세를 위해 시를 쓰는 사람도 있었고, 더러는 현학적 언어로 명예를 위해 시를 쓰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평범한 소시민들은 삶의 진실과 살아있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시를 쓰고 그 자체로 행복을 느낀다. 이런 시의 속성을 두고 공자는 생각에 거짓이 없다思無邪라고 하였던 게 아닐까?

 

이 남자의 시도 마찬가지다. 투박한 질그릇 같은 순수한 언어로 빚어낸 김치동 시인의 시를 읽노라면, 그의 삶에 깊게 패인 골을 들여다보며 함께 울고 웃게 된다. 그렇게 읽어 내려가다 보면, 시행(詩行)의 오솔길에서 우리 시대의 등 굽은 아버지와 마주치거나, 혹은 그런 남자들을 키워낸 애잔한 어머니의 억센 주름살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다가오는 가을, 한적한 어느 공원 벤치에서, 가을의 적막함을 돋우는 귀뚜라미 울림 가득한 카페의 창가에서, 노을빛으로 물든 단풍나무 아래에서 이 한 권의 시집이 우리 시대 남자들의 마음에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