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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차이나 벨트
저자 소정현
도서정가 28000원
페이지수 388페이지
초판발행일 2018년 9월 15일
 
그랜드 차이나 벨트 소개

만리장성의 서쪽 끝, 가욕관(嘉峪關). 서역과 왕래하는 첫 관문인 그곳의 빗장을 잠가 두던 시절이면 중국은 늘 침체기에 빠지곤 했다. 반대로 가욕관 관문이 열리고 원활하게 무역이 이루어지면 중국은 천하의 패권을 쥐었다. 신기한 서역의 물건들을 한반도에서까지 구경할 수 있던 시절은 언제나 가욕관 빗장이 활짝 열린 때였으니, 우리도 일찌감치 중국의 개방 물결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런 역사의 흐름은 언제나 반복된다.

지독한 가난에 굶주린 인민들을 위해 과감히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을 펼친 덩샤오핑, 이에 화답해 미국과 아시아의 자본주의 국가들이 중국의 개방을 유도하고 활성화시키고자 노력했다. 한국도 80년대 조지 슐츠 미 국무장관의 방문을 계기로 모란 구상을 통해 중국에 다가가 경제 활성화의 동반자가 되고자 했다. 그렇게 다시금 가욕관의 문은 활짝 열렸다.

이제 중국의 신() 실크로드 무역 관문은 가욕관에만 있지 않다. ··공 모든 길에 중국이 있고, 중국의 동반자들이 있다. 그리고 그 관문들은 활짝 열려 활성화되었다. 통로가 다양해진 것에 못지않게 드나드는 품목들도 다양해졌다. 호두나 땅콩, 아니면 자원이나 내다 팔던 저개발 국가에서,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으로 부상을 하더니, 이제는 전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들이 수두룩한 선도적 국가로 탈바꿈하고 있다. 가욕관 빗장이 열리다 못해 아프리카까지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一帶一路)에 가담해 거대 시장 속에 동참하고 있다.

그 바탕에는 다양한 인적·물적 네트워크가 존재한다. 인적 네트워크로는 13억을 넘어서는 엄청난 규모의 노동력과 소비시장, 그리고 해외에 두루 퍼져 있는 화교들의 인맥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현대 경제에서 물적 네트워크의 전개 상황은 이보다 더욱 복잡하다. 매장된 자원의 규모나 가치 면에서도 중국을 능가할 국가가 드물지만, 이를 생산·가공하여 유통·소비시킬 수 있는 인프라의 증가 속도 면에서도 따를 국가가 없다. 아울러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형태는 더욱 다양해졌다. 심지어 핀테크(Fintech) 분야의 활성화에서는 이미 중국의 대도시들이 한국을 앞지른 상황이다. 그리고 이 모든 정보에 대한 이해는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을 바로 곁에 두고 사는 우리의 경제 상황을 이해하는 데에도 필수적이다.

물리학에는 불확정성의 원리가 것이 존재한다. 물리 입자의 위치와 운동성을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변수가 많고 속도가 너무 빠른 현재 중국 경제의 양상은 물리학의 불확정성을 능가한다. 때문에 전체 형태를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는 거시적 담론을 제시해주는 책이 절실하다.

이 책 그랜드 차이나 벨트의 장점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중국이라는 거대 경제권의 메가트렌드(Mega-trend)와 마이크로트렌드(Micro-trend), 그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는 책이다. 2000년대 초반, 설비공장 이주 수준이나 OEM, ODM에 머물렀던 한국 기업들의 낡아빠진 중국에 대한 인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의 경제 패러다임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