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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형제, 신문 밖으로 떠나다
저자 나재필,나인문
도서정가 20000원
페이지수 312페이지
초판발행일 2018년 10월 1일
기자 형제, 신문 밖으로 떠나다
 
기자형제, 신문 밖으로 떠나다 소개

기자 형제, 신문 밖으로 떠나다

 

 

삶을 흔히 여행에 비유하곤 한다. 우여곡절 많은 인생사와 여행길이 꼭 닮아 있기 때문이다. 여행길에 우리는 울고 웃는다. 낯선 장소로 떠난다는 생각에 잠 못 이루며 설레기도 하며, 때로는 생각치도 못했던 난관에 봉착하기도 한다. 우연히 마주친 낯선 이를 말동무 삼아 함께 길을 걷기도 한다. 삶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살아있는 한, 우리는 모두 여행자다.

 

어느 서양 철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산다는 건 태어남과 동시에 죽어가는 일이다.” 이 말은 삶과 죽음이 동전의 앞뒤처럼 서로 맞물려 있음을 의미한다.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일이 꼭 그렇지 않은가. 언뜻 듣기엔 허무주의로 치달을 수 있는 말이지만 곰곰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다. 삶의 얄궂은 섭리다. 삶이라는 긴 여정을 마친 후, 내가 태어난 자리 즉 출생의 요람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그걸 두고 무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아마 귀향歸鄕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까. 우리는 모두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존재들이다.

 

형제는 어느 날 돌연 사표를 던진다. 편집국장, 편집부국장이라는 감투를 스스로 벗어던진 것이다. 사람들은 그들에게 묻는다. 어째서 사표를 냈느냐고 말이다. 직업상으로 보자면 최상위 계층까지 올라간 형제였으니, 의아하게 생각할 법도 하다. 하지만 정상頂相이란 때론 더는 올라설 자리가 없다는 점에서 인생의 막다른 골목이기도 하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그들의 시야에 들어온 건 다름 아닌 내리막길이다. 가득 찼으니 비워내는 일만 남은 셈이다. 오토바이 전국일주는 그들이 택한 비움의 방식이다. 그건 귀향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형제는 방방곡곡을 누빈다. 충청도부터 경상도까지, 사기리부터 부수리까지. 우리나라에 이런 곳도 있었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지명들이 펼쳐진다. 형제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겠구나 싶을 정도다. 지명을 제시어로 삼아 자신의 인생담을 풀어내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귀가 쫑긋하다. 마치 방방곡곡을 누비며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만물장수 같달까. 여행길에 마주친 난제를 그들은 어떤 방식으로 풀어 나갈까. 인생길과 꼭 닮아있는 그들의 입담을 듣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머릿속에 지도가 절로 느껴진다. 책의 후반부엔, 지명만을 따로 모아놓은 부록이 있다. 지명을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형제의 마음은 어땠을까. 아마 이전보다는 홀가분하지 않았을까. 문득 여행을 떠나고 싶은 이들, 그동안 쌓아온 것을 잠시 내려두고 휴식을 취하고 싶은 분, 자연으로의 일탈을 꿈꾸는 분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