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출판도서 > 신간도서
 
이전 다음
일기와 함께한 50년 - 나의 삶, 분지 이야기
저자 김도현
도서정가 25000원
페이지수 448쪽
초판발행일 2019년 6월 1일
 
일기와 함께한 50년 - 나의 삶, 분지 이야기 소개

우리가 알고 있는 일기들의 종류는 참으로 다양합니다. 가장 거창하게 쓴 일기를 들라면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를 꼽을 수 있을 것이고, 개인이 사소하게 쓴 일기 중 가장 유명한 것으로는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등을 떠올릴 수 있겠습니다. 이보다 더 사소해 보이나 유명인이 쓴 일기를 든다면 국문학자이자 시조시인인 가람 이병기 선생의 가람일기를 떠올리기도 합니다.

 

물론 국가적인 차원의 기록들이야 중차대한 일이 많았을 것이니 그 중요성이야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만, 개인적 차원의 소소한 일기들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예컨대 가람일기를 들여다보면, 날마다 밥 먹고 누군가를 만나고 어떤 책을 사고 어디를 가고 한 이야기들밖에는 큰 사건이랄 게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도 해당 기록 자체가 역사적으로나 문학적으로 소중한 자료가 됩니다. 내용의 경중을 떠나서, 꾸준히 기록하는 행위와 기록물의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도 역사의 미시적 여백을 채워 넣는 사료가 되고, 후손들에게는 소중한 문화적 자산이 됩니다.

 

그리고 여기 또 하나의 문화적 자산, 장장 50년의 세월 동안 써 온 일기를 선집으로 모아 출판한 일기와 함께한 50이 있습니다.

국가도 아니고 개인이 50년의 세월 동안 꾸준히 일기를 썼다니, ‘빨리빨리를 모토로 삼아 하루하루 살아가기에도 정신없던 우리의 현대사에도 과연 이런 분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감탄을 금치 못하게 됩니다. 더구나 개인의 일기는 해당 인물이 살아온 대구라는 특정 공간과 시간의 구체성이 너무도 소상하여 역사가 빈칸으로 남겨둔 여백들을 채워주는 훌륭한 기록물로서 가치가 있습니다.

 

1963년 이후 경상북도 대구라는 구체적인 공간, 지금은 듣기에도 생소한 펜팔을 통해 오가던 서울 친구 예희와의 따뜻한 추억, 아랫동네였던 대구 하동(下洞)이 수성동이 된 사연, 65년 왜관역의 풍경, 서울 홍제동과 천호동 여행기 등등. 개인의 흥미로운 기록 속에서 발견하는 유머와 위트, 그리고 50년 전 사소한 이야기들 속에서 다시금 반추해 보는 현재 우리들 모습은 독자들에게 다양한 감회를 선사할 것입니다.

끝으로 1967년 당시의 김도현 저자가 적어놓은 일기의 구절로 이 책의 의미와 가치를 대신 전하고자 합니다.

 

“3년간 일기를 쓴 사람은 뭔가를 이룰 수 있는 사람이고, 10년간 쓴 사람은 뭔가를 이미 이루어 놓은 사람이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미우라 아야코 여사가 쓴 빙점이라는 소설 내용 중 한 구절이다. 일기를 쓰고 있는 사람으로서 의미심장한 교훈으로 새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