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사법시험 합격자 총 507명….’ 대학이나 고시원, 고시학원의 홍보용 문구가 아니다. 한 교회가 배출한 실적이다. 국내 대표적 고시촌인 서울 신림9동에 위치한 아름다운교회(인치승 목사) 이야기다.



이 교회는 지난해 사법시험 합격자 506명 가운데 36명을 최종 합격생으로 배출했다. 2005년 42명, 2006년 50명, 2007년 77명, 2008년 72명, 2009년 67명, 2010년 57명, 2011년에는 707명 가운데 50명이 최종 합격했다. 고시촌이라는 특성 때문에 성도 상당수인 700여명이 고시생이긴 하지만 주변 중·대형교회에서 배출한 합격생이 10∼20명 남짓인 것을 감안하면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이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한 사법시험 합격자 33명이 ‘아름다운교회-고시 합격한 청년들의 신앙이야기’(도서출판 행복에너지·사진)라는 책을 냈다. 고시에 합격한 청년들이 이곳에서 어떻게 공부하고 기도하며 신앙생활을 했는지 보여주는 간증 수기다.



합격자들은 이 책에서 “고시 공부하는 젊은이 중에는 규모 없이 무분별하게 생활하는 이들이 많다”며 “이런 젊은이들이 교회에 나와 예수를 믿으며(신앙의 변화) 공부에 집중해(생활의 변화) 시험에 합격하는(수고의 결실) 생활을 한다. 아름다운교회는 이런 경험을 한 젊은이들이 많다”고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1985년에 세워진 아름다운교회는 힘들게 공부하는 고시생들을 구체적으로 돕고 있다. 시험 보는 사람 이름을 게시판에 기록하면 온 성도가 예배시간마다 기도하고 매일 1시간 단위로 24시간 릴레이 중보기도팀이 중보 기도를 드린다. 또 경제적으로 어려운 고시생들에게 매월 식권 구입비를 지급하며 독서실 이용 비용도 후원하고 있다. 학교에 다니며 고시공부를 하는 이에게는 등록금을 후원하기도 한다.



교회는 또 언제든 고시생들의 고민을 상담해 주고 매주 목요일이면 풍성한 저녁 식사를 누구에게나 제공한다. 특히 시험을 보는 날이면 수백개의 도시락을 정성껏 준비, “하나님께 기도 드리고 시험 잘 보라”는 격려의 말과 함께 전달한다. 이미 합격한 법조인 교회 선배들의 조언도 이들에겐 큰 힘이 되곤 한다.



고시생들은 시험공부와 함께 적극적으로 예배드리고 기도하면서 신앙의 힘을 경험했다고 밝힌다. ‘셀(Cell) 모임’이라는 소그룹 모임을 통해 서로 격려하며 시험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고시생들이 신앙의 은혜를 체험하며 공부에 더욱 집중할 수 있어 좋은 결과를 맺었다고 간증한다.



고시생들은 교회성도로 이웃봉사에도 나선다. 시간을 쪼개 동네 쓰레기를 청소하고 중·고등학생들 학업을 지도하며 장애인시설 봉사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 사시에 합격한 윤희상씨는 ‘절망과 약점을 희망과 장점으로 바꾼 성령님’이란 간증 수기에서 “계속 실패했는데도 항상 격려해 주고 지원해 준 교회가 너무나 고맙다”며 “무엇보다 하나님의 은혜지만 기도해 주시고 힘과 용기, 사랑을 나눠주신 목사님과 권사님, 집사님들께 깊은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